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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키우세요… 집안이 촉촉해요”
살림하는 주부들이라면 “뭐야? 그 집에 도깨비 방망이라도 있는 거야. 돈을 엄청 들인 게지” 하면서 호기심과 질투가 범벅된 눈초리를 보낼 터.
성씨는 활짝 웃으며 “커피 한잔 값이면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쯤 되면 “우리 집도 해보고 싶은데…” 하는 마음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성씨가 내놓은 정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초록이들을 입양시켜 예쁘게 키우면 됩니다.”
그러나 이 순간 주부들의 표정은 둘로 나뉜다. 눈이 반짝반짝해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난 또 뭐라고” 하면서 입이 쑥 나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왜? 집 꾸밈에 관심 있는 주부치고 2000∼3000원짜리 화분 1∼2개 사서 키워보지 않은 이들이 있을까. 길어야 한두 달 지나면 잎이 처지거나 말라 쓰레기통으로 보낸 좋지 않은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화초의 여왕’으로 불리는 성씨도 그런 실패를 딛고 일어섰단다. 10여 년 전 허브를 사서 꽃집주인이 해준 조언을 100% 지키면서 키웠지만 모두 죽이고 말았다.
“제가 사회 교사인데, 지중해성 기후를 가르치다 속으로 ‘아 그랬구나’ 했어요. 허브는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하는 그런 동네에서 자라는 식물이거든요.”
꽃집주인이나 어설픈 원예책자를 믿지 않기로 한 성씨는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기로 했단다. 물을 너무 많이 줘 죽이기도 하고, 쨍쨍한 햇볕에 내놓아 저 세상으로 보내기도 하면서 식물의 특성을 익혔다는 그는 이제 ‘초록이들의 든든한 엄마’로 거듭났다. ‘초보 초록이 엄마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눠 주고 싶어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라는 책까지 내놓았다.
“물만 잘 주면 90%는 성공합니다. 물론 아이 성격에 따라 조절해야 하지요.”
초보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 “며칠에 한번 물 주면 되나요?” 이때 3,4일에 한번 주라고 답하는 꽃집 주인이라면 믿어선 안 된다. 집 환경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성씨는 “물을 좋아하는 초록이라면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싫어하는 초록이라면 속흙까지 말랐을 때 화분의 물구멍으로 조금 흘러나올 때까지 천천히 흠뻑 주라”고 일러 준다. 속흙까지 마른 것을 알아보려면 나무젓가락을 이용하면 된다. ⅔ 정도를 흙 속에 꽂아 20까지 센 다음 빼냈을 때 흙이 묻어 있지 않고 촉촉한 느낌이 없을 때다. 겨울철에는 오전 10시∼오후 2시에 주는 것이 좋다.
“햇빛 싫어하는 초록이들은 없으니 밝은 곳에서 기르는 것이 좋아요. 집안이 어둡다면 음지에서 잘 견디는 애들을 고르면 됩니다.”
성씨는 싱고늄, 보스턴줄고사리 등이 반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초보자들이 키우기 딱 좋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 초록이들만 있으면 가습기가 필요 없고, 공기도 맑아질까.
“칼라를 한번 키워보세요. 온종일 잎 끝에서 물이 떨어집니다. 아이비 파키라 같은 초록이들의 공기정화 기능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인정한 걸요.”
성씨는 수경재배를 하면 더욱 가습효과가 확실할 것이라고 했다.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 손기철 교수는 “식물은 천연의 공기청정기로, 특히 관엽식물은 휘발성 오염유기물질을 효율적으로 제거해주며, 실내면적의 5∼10% 정도 식물을 놓아두면 증산작용으로 겨울철에는 습도를 20∼30%, 온도를 1∼3도 높일 수 있고, 실내 먼지와 미생물도 없애준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관엽식물은 밤에는 약간의 이산화탄소를 내뿜으므로, 밤에 산소를 내뿜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선인장 다육식물과 함께 키우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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